처음 문자를 받는 순간 받았던 느낌은 반가움이 아닌 당혹스러움이었습니다. 5년간 그리워하고 안타까워했던 사람인데

생각치도 못했던 순간에 그 사람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을 때의 느낌은 오히려 실망감에 가까웠습니다.

한참을 망설였고 답장을 해야하나 고민했습니다. 무엇이 그 사람으로 하여금 이제서야 연락을 하게 했는지 생각을 해보았으며

그것이 정말로 진실된 것일지 의문을 품었습니다. 그 의도에 다른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쉽게 떨쳐낼 수가 없었습니다.

이기적인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그렇고 그 사람도 그렇고,

개인의 감정을 참아내지 못해, 결국 상대방의 입장보다 나의 지금의 기분에 더욱 충실하기 때문에 그것을 결국 상대방에게 쏟아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설령 그것이 상대방에게 진심어린 사과일지라도 말입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늘 이기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상대방을 향한 배려처럼 보일지라도 그 근원에는 분명 개인의 이기심이 작용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무튼,

저는 결국 답장을 보내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무슨 말을 더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혹여나 하는 미련을 내비치기도 싫기 때문입니다. 분명 저의 글들에는

여전히 미련과 망설임이 남아있을것만 같습니다. 우습지만 여전히 그 사람을 그리고 안타까워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제가 그리워하는 그 대상은 5년전의 시간 속에서

계속 머물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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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정신없이 보내고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벌써 1월의 3분의 1이나 지나버렸습니다.

한국의 친구들은 이제 서른이 되었습니다. 20대라는 단어에서 주는 생동감을 잃어버려서 그런지는 몰라도 더욱 조바심이 납니다.

부모님의 사진에서 보이는 주름과 이러저러한 집안 문제로 인해 더욱 심난하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아직도 저는 여전히

주방에서 설겆이나 하고 있는지, 그것도 영국까지 와서 그러고 있는 모습을 보면 더욱 한숨이 깊어지기만 합니다.

과연 나는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 것인지, 성장은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기만 합니다.

조금씩 굳어져가는 머리와 생각은 틀에 박혀가는 듯해 더욱 겁이 납니다. 늘 변화를 꿈꾸고 발전하기를 희망하지만 좀처럼 그러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디자이너가 되기를 희망하지만, 좀처럼 발전이 없는 듯해 이 길이 맞는가 싶기도 하고, 어쩔때는 그저 돈만 쫓을 수 있다면 디자이너가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해서 더욱 심난하기도 합니다. 한때 동경했던 것을 여전히 동경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망설여지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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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지났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제가 오기 이전에 기대했던 것 만큼의 커다란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일어났는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그것들을 그저 무심히 넘겼는지

아님 이제 그러한 것들에는 무뎌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잘 지내지도, 잘 지내지 못하는 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한해를 넘겨가는 시점에서 내 곁에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그리고 나라는 놈의 값어치에 대해서 늘 혼란스럽고 힘들기만 합니다.

아는 친구로부터 연락을 받아 우연히 영국에서 일거리가 닿아서 디자인 외주 작업을 진행해보기도 했습니다. 제가 얼마나 부족한 놈이지,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하는지 절실히 다시 깨닫습니다. 배워야 할 것은 산더미나, 늘 내가 가진 것들에 한계를 짓고 그 안에서만 무언가를 만드려다 보니 늘 무리가 있습니다. 내가 가진 것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잘 알면서도, 그것들에 쉽게 미련을 버리지 못합니다. 남의 것들은 흠집을 먼저 찾으려 하고, 그들의 감성에 대해서는 별것도 아닌 것들로 쉽게 치부해버리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지 디자인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반적인 제 주변의 모든 것들에 이러한 생각들이 들어 걱정아닌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개성과 주관이 아닌 고집과 독선으로 번지는 것을 주의해야하지만, 한편으로는 이것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아무튼,

여전히 어딘가에서 방황하고 있기만 합니다. 가야할 길은 멀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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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 보내야 할 것은 떠나 보내야 하고, 앞으로 제가 받아드려야 할 것들은 어떻게 담담히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늘 어리게 살고 싶지만, 하나 둘 먹어가는 나이를 생각해보면, 흠칫 놀라고는 합니다. 몸도 무언가 이전같지 않으며 조금씩 넓어져 가는 이마에도

괜한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 스스로 내가 어느덧 무언가를 내 스스로 하나둘씩 정의해 나가기 시작했고, 그것의 기준으로 저의 기준에 부합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조금씩

선별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덧 내가 생각하는 것들, 내가 믿는 것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늘려가면서 저의 사고 역시 굳어져 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은 좀 더 많이 제 머리 속에 쑤셔넣어야 하는데, 든 것도 없는 것에 그것들을 고이게 두면 큰일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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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 Bernbach

- What is Art direction?

: Use design technique to intentionally evoke on emotional response from someone when they read, use, visit

With out Art Direction, it becomes easily forgotten, and will be a dry experience


Alexey Brodvi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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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는지는 몰라도 꽤 오래전부터 몰스킨 노트를 사용했습니다. 이전에 미대입시를 준비할때부터 애용했던 것인데 지금까지 무언가 소중한 것 혹은 중요한 것을 적을 것이 필요하면 이 노트가 떠올라 하나씩 구입하고는 합니다. 무엇보다도 종이의 재질이 좋고 가죽으로 만든 커버가 몹시 마음에 듭니다. 소프트 커버와 하드커버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소프트 커버의 촉감이 더욱 마음에 들어 소프트 커버의 제품을 자주 구매하고는 합니다,


이전에 누군가가 고작 메모하는 노트를 비싼돈을 주고 구입할 필요가 있느냐 물었습니다. 쉽게 대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노트에 적는 것이 그리 대단한 생각들도 아니였으며 단지 겉멋을 중시에 이 노트를 구입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노트를 구입하는 이유는 설명하기 힘든 부분에서 분명히 합리적이였으며 당위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노트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인 이유나 혹은 세계의 명사들이 자주 사용했다는 이유도 아니였습니다.


디자인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때로는 불합리적이기도 하며 어떠한 이론이나 상식을 벗어나는 것에서 발견되기도 합니다. 그것은 때로는 아주 사소한 것에서, 아주 미세한 디테일로부터 비롯된 것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디자이너는 그러한 미세한 부분, 순간을 포착해야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간편한 방법은 메모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모든 생각에는 가치가 있고, 그 생각들은 언제 어떠한 형태로도 발전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그러한 생각들이 안전하게, 그리고 가치있게 간직되도록 희망합니다. 설령 그것들이 정말 아무짝에 쓸모없는 허접스러운 것일지라도 말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저에게 몰스킨은 분명 간직하고 싶고, 다시 열어보고 싶은 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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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속이 새하얗습니다. 맑은 하늘만큼 그 어떠한 것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제가 비워두고 있는 자리를 자꾸 되새겨 보고 그 곳에 채워넣어야 할 것들을 생각해봅니다.

친구들이 떠나갔고, 전 여전히 제자리에 있습니다. 더 나아가야하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쉽게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마음먹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노팅엄에 왔고, 한참을 머무르고 있습니다. 그녀는 저에게 마치 이제 가면 다시는 못볼 사람인것 같은 느낌이 들어 보내주기 싫다고 합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고민을 합니다. 지금의 관계에 관해서, 이 방향에 대해 우리는 과연 옳은 것일지, 올바른 관계일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합니다.

그때마다 회의적인 결론을 혼자서 내리지만, 쉽사리 그 결정을 실행으로 옮기는 것 만큼 어려운 것도 없는 듯 합니다.

지금까지 몇번이나 뒤돌아서고 싶어했으며, 목 끝에서 내뱉고 싶어했던 말을 끝내 하지 못했으면서 앞으로 어떠한 길을 가려하는지 제 스스로도 잘 모르겠습니다.


더 많은 생각을 해야하고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면서 그것들을 저의 방식대로 소화해내고 기록하고 싶습니다.

꼭 유학이어야만 했는지 그 뚜렷한 당위성에 대해 아직까지 찾지 못한 저의 한심함과 자괴감을 기록해두었는데, 어쩌면 그것들이 저의 큰 자산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제가 느꼈던 공기의 온도와 그 감촉, 그리고 골목 골목의 그 냄새와 하늘의 붉은 빛은 직접 제가 경험하지 않았다면 결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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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많이 쌀쌀해졌고, 이곳에서의 생활도 조금은 익숙해졌습니다. 낯선 풍경들은 이제 흔한 일상이 되었고, 타지에서의 생활은 그토록 지겨워하던

그곳에서의 생활을 다시 그리게 했습니다. 분명 이곳에서의 것도 다시 돌아간다면 그리게 될 것이 분명하지만, 지금의 저에게는 단조로운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생각만 많아져서 머리는 무겁지만, 여전히 제 눈앞에서의 상황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합니다.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그것 때문에 저의 일을 아마 몇번이나 그르쳤을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관계에 쉽게 손을 떼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저도 알 수가 없습니다. 분명 제 가슴 깊숙한 곳을 갉아먹고 있으며, 매일 끝을 생각하고

언젠가는 다가올 그 날을 어쩌면 내심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으나 막상 닥친 상황 앞에서는 왜 한없이 작아지고 나약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머리 속이 복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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