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꿈

정확하진 않지만 꿈은 잠을 얕게자는 까닭에 꾼다고 하죠, 저는 꿈을 많이 꾸고는 합니다. 물론 반 이상의 내용은 까먹고는 하지만 그래도 깊게 인상에 박힌 것들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기억합니다. 또한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긴 합니다만, 꿈은 잠을 자기 직전에 가장 머리속을 지배하고 있던 감정의 대상이 투영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그 대상을 연결하는 과거의 장면들을 하나의 세트장으로 구성해서 저에게 보여주고는 하죠. 꿈이라는 영화의 감독과 관객 모두 제 자신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감독과 관객 모두 저의 이성으로는 통제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만약 그럴수만 있다면 제 마음대로 꿈을 창조해내고, 꿈 속이라는 사실을 지각하고 상황을 마음대로 헤집고 다닐 수 있을테죠. 물론 간혹가다 꿈 속에서 이것이 꿈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는 합니다만, 대부분의 것들은 그것에서 깨어나온 이후에서야 그것이 꿈이었음을 깨닫고는 합니다. 저는 꿈꾸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물론 기분좋은 꿈만 꾸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꿈을 통해 전혀 잊고 있었던 사람도 만나고 만날 수 없었던 사람도 만날 수 있습니다. 저의 인식세계를 확장시켜주는 통로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때로는 평생 꿈만 꾸며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