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않을것만 같았던 가을이 이제서야 조금씩 실감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밑에 지역은 태풍에 물난리 때문에 난리지만, 여기는 너무나 맑은 날씨에 바람도 선선해서 정말 좋습니다. 밥을 먹던 도중 구조 도중에서 실종된 구조대의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서 이렇게 마냥 좋은 날씨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다는 용기, 그리고 기꺼이 그럴 수 있었던 그분에게 정말 존경하는 마음을 전하며 가족분들께 심심한 위로를 보내드립니다. 명복을 빌겠습니다.
학교식당에서 3천원짜리 갈비탕을 먹었지만 배가 너무 허전해서 건물 1층에 있는 곳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더 시켜먹었습니다. 돼지가 되려나, 요새들어 많이 먹고싶습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몸생각을 해야하는데 식욕만큼 다른 무언가의 욕구에 끌리질 않아 걱정입니다.
풋풋한 캠퍼스에서 괜히 저 스스로 부끄러울 때가 있습니다. 아마 저 학생들이 내 나이를 들으면 많이 놀라겠지, 실제로 어제 새로 신청한 영어수업에서 어색하게 서로 자기소개를 하는데 나이를 듣고 모두들 놀랐습니다. 뜻밖에도 저와 동갑이었던 남학우 한분이 있었는데, 수업이 끝나고 서로 신세한탄을 좀 했습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나와 비슷한 또래의 사람이 아직 학생을 다닌다고 하니 기분이 조금은 좋아진 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아직 한학기가 더 남았습니다.
머리를 가볍게하고 다니다 보니 글을 쓸만한거리도 딱히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무언가를 쓰여지지 않는게 다소 아쉽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지금의 저의 상태가 요근래 그 어떤 때보다 행복해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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