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13. <Movie> Moonlight

_Eugene 2017. 3. 1. 14:48




아카데미 역사상 처음이라더군요, 수상자를 번복하는 것은. 순전히 그러한 호기심 때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안그래도 아르바이트 면접도 떨어질 거 같았고, 마지막으로 영화본게 언제였던거 너무나 까마득하기도 하고, 자비에 돌란의 영화가 집근처에 롯데시네마에서 했다면 보러갔을텐데, 코엑스까지 가기는 귀찮기도 해서, 결국 집앞에 시네마애서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트레일러와 포스터가 맘에 들었던 것도 한 몫했습니다.


저 역시도 그러하지만 아무래도, 아카데미 수상식이 있는 다음날이어서 그런지, 더 특별한(?) 해프닝이 있었던 탓인지는 몰라도 자리가 거의 만석이었습니다. 특히나 나이드신 분들도 정말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동성애 영화같은데, 요즘 어르신들중에 이렇게 깨어있는 분들도 있구나 생각도 들고 아님 그냥 저처럼 궁금해서 보러온건지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체적인 감상평을 미리 말하자면 엄청 아름다운 용의 머리를 가졌지만 뱀의 꼬리를 가진 영화라고 생각이 듭니다. 영화 초중반에 나타나는 촬영법과 영상미는 충분히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한 특수촬영도 없지만, 인물들간의 감정선을 클로즈업하는 부분과 조명은 지금까지 제가 본 영화중에 손꼽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유년기와 청소년기에서의 주인공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괴리감이 커져버린 성인의 주인공 모습과, 내용전개는 좀 많이 아쉽게 생각합니다. 


물론 영화에서의 영상미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에서 길을 잃게되면 그것은 관객들에게 매우 허무한 감정을 남기게 됩니다. 예술영화랍시고 대충 이런식으로 찌끄려놓은 다음에 해석의 여지를 준다라는 식의 풀이는 무책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이 영화가 그렇게 찌그려놓지는 않고 되려 '날 만져준건 니가 처음이었어'(해석의 여지가 있습니다만 영화관에서는 touch를 만지다라고 해석했더군요, 움직였다라고 해석할수도 있지만 그게 뭐든지간에)라는 식으로 뻔뻔하게 드러낸 것이 저로서는 참 난감하기도 했지만, 좀 더 좋은 식으로 마무리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동성애영화는 아니고, 그렇다고 성장 영화라기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였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자꾸 주인공 엄마가 눈에 익었는데 대체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안났는데, 알고보니 007시리즈에서 나왔던 누나였습니다.




“At some point, you gotta decide for yourself who you're going to be.
Can't let nobody make that decision for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