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17. 결혼식
_Eugene
2016. 10. 9. 11:43
어릴적부터 가깝게 지냈던 사촌누나가 결혼을 했습니다. 컴퓨터 게임을 하면 옆에서 치트키를 쳐주던 그런 누나였는데, 신부대기실에서 환하게 웃으며 웨딩드레스를 입고있는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를 섭섭함이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나이가 들어 함께 동생과 함께 더 술자리나 만남을 갖지 못해서 그랬는지, 결혼하면 앞으로 더 얼굴보기 힘들어지겠지 라는 그런 마음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뜻밖에도 저희 친가쪽에서 고모와 사촌누나까지 와주셔서 놀랐었는데, 오히려 제가 다른 어른분들 사이에서 뻘쭘했을 수 있었을 상황을 조금이나마 덜어주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결혼식은 주례사가 없는 결혼식이었는데, 처음으로 그런 결혼식을 접해봐서 그런지 많이 이상했지만, 오히려 형식적인 결혼식보다 더 좋아보였던 것 같습니다. 조금은 딱딱해질 수 있는 결혼식을 신랑과 신부, 그리고 양가의 부모님께서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는 않게 잘 마련해주신 듯 합니다. 누나의 가정에 늘 행복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오랜만에 친척들과 만나면서 이런저런 가벼운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의 내가 지향해야할 목표점을 다시한번 다잡아보고는 합니다. 소위말해 잘나가고 있는 주변 형 누나들을 보면서 저도 분발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고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