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16. 군대
_Eugene
2016. 10. 7. 15:43
대한민국 남자라면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다 다녀와할 곳이 바로 군대입니다. 저 역시 꽤 오래전에 군대를 다녀왔고, 이제는 그곳이 그리울 만큼 각별한 감정까지 생기기도 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만큼 세상이 원망스럽고 싫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왜 그곳에 있어야 하는 당위성이 너무나 부족했습니다. 국가에 대한 애국심 같은 것은 애초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예정이기에 그러한 것을 강조하면서 그곳에 2년간 '가둬두는' 것에 대한 행위는 이전의 봉건 계급사회와 다를것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뭐 무튼, 그래도 시간은 흘렀습니다. 힘든 시간동안에 그래도 곁에 있어주던 동기와 후임들 덕분에 어떻게든 버틸수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정말로 오랜만에 후임들을 만나 술 한잔을 하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는 했습니다. 우리도 나이가 나이인지라 다들 먹고살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어찌보면 그때가 편하긴 했었지라는 생각도 듭니다.
공무원을 꿈꾸는 두명의 동생들에게 술 한잔 여유롭게 사주지 못한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