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2. 담배와 별똥별

_Eugene 2016. 8. 13. 03:30

저는 담배를 잘 태우지 못합니다. 대학교 신입생시절 짝사랑하던 대학동기 누나가 담배를 피는 것을 알고난 다음 무작정 담배를 피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그렇게 해서라도 조금이나마 담배피는 핑계를 대서라도 그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결국 남은 것은 담배에 대한 경험밖에 없지만, 그마저도 잘 피우지 못해 많이 어설픕니다. 아직도 담배에 대한 맛도, 좋다라는 느낌도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불쾌함이 더욱 커지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괜히 한대 피우고 싶을때가 있습니다. 비가 올 때라던가, 아니면 잠이 오질않는 늦은밤에 말이죠.

엊그제는 좀 당혹스러운 일이 있었습니다. 몰래 염탐을 하던 SNS의 한 친구가 제 계정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습니다. 전혀 왕래도 없었고, 연락처도 모릅니다. 수업 때 한 두번 마주친 정도는 있지만, 그마저도 스쳐지나가는 정도일 뿐, 아무런 왕래가 없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정확히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새로 생긴 기능이 방문자를 추적한다는 듯 합니다. 절망 스러웠습니다. 제 스스로 창피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 친구신청을 했고, 아침이 되어서야 그 사람으로부터 수락받았다는 메세지를 받았습니다. 설령 마주칠까봐 겁나기는 하지만,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어떻게 대강 웃으며 넘겨야할지 연습이라도 해야하나 고민거리가 늘었습니다.

뉴스를 뒤적거리다 오늘 별똥별이 떨어진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늦게까지 뒤적거리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담배를 가지고서 잠깐 나갔습니다. 만약에 별똥별이 떨어지면 무슨 소원을 빌어야 하나 고민하며 이런 걸 보고 믿고싶어하는 저의 상황이 다소 부끄러워질 무렵, 우연히 별똥별 하나가 떨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소원을 빌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하나의 자연현상에 불과할지도 모를 것들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것들이라 생각합니다.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것도 어쩌면 허무맹랑한 소리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르겠죠. 다만 중요한 것은 그것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고 안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행위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한들 그것은 지금 얻은 위안에 비하면 훨씬 낮은 가치를 갖고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새벽에 헛소리를 늘어놓았습니다. 분명 디자인과 일상에 관한 글을 적고싶었으나 망상에 가까운 이야기만 써놓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